반호르와 그 용 — 광산 마을 밑에 20년간 묻혀 있던 이야기
✍️ 앨리스・알리사
당신은 이 마을을 이미 안다. 2025년 6월부터 드나들었고, 은합금 때문에 대장간 앞에 줄을 섰고, 지역 목표를 채우려고 여신상을 하나씩 고쳤다. 던바튼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 하얗게 마른 언덕을 지날 때 길가에 아주 크고 아주 오래된 뼈가 하나 누워 있는 것도 봤을 것이다.
한 번쯤은 그 앞에서 멈춰 섰을 것이다. PC판을 해본 사람이라면 특히.
이 글은 환전도, 광맥도, 칭호 따는 순서도 다루지 않는다. 그건 반호르 첫 1시간과 가이레흐 언덕 첫 1시간이 더 자세하다. 이 글이 다루는 건 이 마을이 왜 이렇게 생겼는가다. PC판이 여기에 20년 동안 묻어둔 이야기와, 모바일이 그중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꿨는지.
반호르는 PC판 《마비노기》에서 가이레흐 언덕 남쪽 끝의 광산 마을이고, 마을 한복판이 곧 바리 광산의 입구다. G1 ‘여신강림’의 한 구간이 이 마을을 통과한다 — 병든 딸의 약을 구하러 다니는 은행원, 교회를 영영 다 짓지 못하는 신부, 광부가 되고 싶은 소년, 그리고 언덕 위의 용뼈. 그 용이 크롬 크루아흐(Cromm Cruaich)다. 아일랜드 원전에서는 희생 제물을 받던 우상이었고, devCAT이 그것을 흑룡으로 다시 썼으며, G1 중반 용의 유적에서 깨어난다. 모바일이 남긴 것: 마을 이름, 다섯 NPC의 이름과 직업, 광산 옆의 대장간, 언덕의 용의 유적, ‘반호르는 광산 마을’이라는 정체성 전체. 바꾼 것: 광산이 두 곳으로 쪼개졌고, 여관이 없고, 애정 코인 상점은 선술집으로 들어갔고, PC판에서 길의 끝이던 이 마을이 모바일에서는 센마이 평원으로 가는 문이 됐다. 감춘 것: 용. 발굴지에 고고학 팀은 있고, 크롬 크루아흐라는 이름은 아직 어디에도 없다.
PC판에서 이 마을은 무엇이었나
지리부터 맞춰두자. PC판 에린 대륙에서 티르 코네일 남쪽이 던바튼이고, 던바튼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이레흐 언덕을 넘으면 그 남쪽 끝이 반호르다. 울라 대륙의 가장 남쪽 마을이었다(이멘 마하는 서쪽, 다른 길이다). 더 남쪽으로는 길이 없고, 아래로 내려가는 광산만 있었다.
생김새는 2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마을은 작아서 한 바퀴 도는 데 1분이 안 걸리고, 한복판에 광장이 아니라 바리 광산의 입구가 있다. PC판의 바리 던전은 마을 정중앙에서 열린다. 광차 궤도가 갱구에서 뻗어 나오고, 마을 전체가 사실 구멍 하나를 둘러싸고 지어진 형태다. 대장간은 갱구 바로 옆(광산 마을의 논리다), 잡화점과 은행과 선술집이 바깥쪽을 둘러싸고, 마을 가장자리에 짓다 만 교회가 하나 서 있다. 그 교회가 PC판 반호르에서 가장 유명한 농담인데, 조금 뒤에 얘기하자.
모바일을 돌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바일은 이 ‘구멍 하나를 둘러싼 구조’를 해체했다. 광구가 둘이 되었고, 하나는 여전히 광장 옆이지만 다른 하나는 마을 남서쪽 절벽으로 옮겨갔다. 지리적으로 모바일이 가장 크게 손댄 부분이 여기다.
그 이름들: 물물교환 목록에 있는 사람들은 20년 전에도 여기 있었다
아이데른, 에일렌, 길모어, 제니퍼, 이비. 모바일 반호르에서 매일 마주치는 이 다섯은 신규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전부 PC판 반호르의 원래 식구들이다.
아이데른(Edern)은 대장장이다. PC판에서는 울라 대륙에서 손꼽히는 실력의 대장장이고, 말수가 적고,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 에일렌(Elen)은 그의 손녀로 가게 일을 돕는데, PC판 설정상 장사는 할아버지보다 그녀가 낫다 — 플레이어에게 말을 거는 건 그녀고, 쇠를 치는 건 그다. 모바일은 두 사람을 두 개의 점포로 분리했다. ‘아이데른의 대장간’과 ‘에일렌의 금속 공방’. PC판을 해본 사람은 이 분리를 보고 한 번 웃는다. 그 아이가 드디어 자기 가게를 냈구나.
길모어(Gilmore)는 잡화점 주인이고, PC판에서는 성질 고약한 노인이다. 커뮤니티에서 그에 대한 인상은 한 줄로 요약된다 — 좋은 소리 한 번을 안 한다. 제니퍼(Jennifer)는 선술집을 하고,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웃어주는 사람이다. 모바일이 애정 코인 상점을 그녀의 선술집에 넣은 건 사람을 제대로 고른 배치라고 본다.
이비(Ibbie)가 이 다섯 중 가장 무겁다. PC판에서 그녀는 은행원 브라이스(Bryce)의 딸이고, 오래 앓아 누워 있고, 아버지는 딸의 약을 구하러 사방을 돌아다닌다. G1에는 이 부녀를 둘러싼 지선이 있고, 플레이어는 심부름을 하고 물건을 가져다주고, 그녀가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모바일의 물물교환 지점 이름이 **‘이비의 한적한 언덕’**이다 — 정성껏 준비한 꽃다발을 낙엽 나방과 바꾸는 그곳. 이 이름 자체가 PC판의 메아리다. 문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에게, 자기 몫의 언덕이 하나 있다. 모바일 자료에도 브라이스는 은행원으로 있고, 이비는 ‘브라이스의 딸’로 등록되어 있다.
물물교환 목록에는 안 나오지만 모바일 자료에 존재가 확인되는 이름이 하나 더 있다. 컴건(Comgan) 신부다. PC판의 컴건은 그 짓다 만 교회의 주인이다. 광산 마을에 전도하러 온 젊은 신부이고, 교회를 짓겠다고 서원했고, 자금은 영원히 모자라고, 플레이어는 기부할 수 있다. 20년을 기부했는데 교회는 여전히 그 모양이다. PC판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다정한 농담이 이것이었다. 반호르의 교회는 에린에서 가장 긴 미완성 공사다.
PC판에는 소년 Sion도 있었다. 갱구에서 일손을 돕고, 꿈은 광부가 되는 것이고, G1에서 그와 친해져야 바리 던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모바일에 그가 있는지는 이 사이트가 확인하지 못했다. 미확인으로 남긴다.
언덕 위의 그 뼈: 크롬 크루아흐
이제 오는 길에 한 번 더 쳐다본 그것 이야기다.
모바일에서 가이레흐 언덕은 네 개의 하위 구역으로 나뉘고, 그중 하나가 용의 유적 발굴지다. 고고학 팀이 상주하고 물물교환 두 줄이 걸려 있다. 모바일이 주는 건 여기까지다. 뼈 하나, 학자 몇 명, 지명 넉 자.
PC판은 훨씬 많이 줬다. 그 뼈에는 이름이 있다. 크롬 크루아흐(Cromm Cruaich), 검은 용이다. PC판 가이레흐 언덕의 한복판이 곧 ‘용의 유적’이고, 온전한 거대 용골이 땅에 가로놓여 있으며, 티르 코네일에서 반호르로 걸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그 앞을 지나간다. 지나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지형지물이다. G1 중반까지는.
G1 ‘여신강림’의 큰 줄기는 이 사이트의 에린 세계관 입문과 크리스텔과 탈라크가 이미 다뤘다 — 실종된 세 용사, 곰, 서큐버스, 검은 갑옷의 사내, 여신의 봉인. 그 선 위에서 반호르와 언덕이 맡은 몫은 이렇다. 에린에서 움직이려면 포모르에게는 거점이 필요하고, 바리 광산을 계속 내려가면 거기가 포모르의 영역이다. 그리고 그들이 원한 건 용의 유적의 그 뼈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는 G1 중반에 용의 유적으로 인도되고, 몇천 년을 누워 있던 뼈가 깨어나는 것을 눈앞에서 본다. 이 장면의 세부는 사람마다 기억이 조금씩 다르다(꿈이었다는 사람, 현장이었다는 사람, 여신이 개입했다는 사람이 다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만 쓴다. 용은 깨어났고, 당신은 이길 수 없고, 애초에 당신이 이기라고 만든 전투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호였다. 포모르는 이미 죽은 것을 되돌릴 만큼 강해졌고, 여신은 아직 돌 속에 있다.
그날 이후로 용의 유적 앞을 지나는 기분은 달라진다. PC판이 가장 잘하는 일이 이것이었다. 어떤 물건을 배경으로 백 번 지나가게 만든 다음, 그게 움직인다고 알려주는 것.
| 게임 내 명칭 | 신화·역사 원형 | 원형이 무엇인지 | 고증 강도 |
|---|---|---|---|
| 울라 대륙 | Ulaid(阿爾斯特,Ulster 的愛爾蘭語原名) | 얼스터 사이클 신화군의 무대가 된 왕국 | 동명 확인 |
| 이멘마하 | Emain Macha(今日考古遺址納文堡 Navan Fort) | 얼스터 사이클 전승의 수도, 실제 고고학 유적(나반 요새)이 남아있음 | 동명 확인 |
| 티르 코네일 | Tír Chonaill(英語轉寫 Tyrconnell,字面「康納爾之地」) | 5세기에 실존한 게일 왕국, 오늘날 도니골 주 일대 | 실존 역사·지리 지명(신화 서사 아님) |
| 던바튼 | Dumbarton(蘇格蘭蓋爾語 Dùn Breatainn,「布立吞人的堡壘」) | 스코틀랜드 실존 도시, 스트라스클라이드 왕국의 옛 수도 | 실존 역사·지리 지명(스코틀랜드사, 아일랜드 신화 아님) |
| 가이레흐 언덕 | Gáirech | 『쿨리 소도둑 이야기』가 기록한 최종 결전지 | 추정(중간 신뢰도, 재검증 못함) |
| 반호르 | Bangor |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양쪽에 있는 초기 수도원 도시 이름 | 실존 지명(신화 서사 아님) |
| 시드 스넷타 | sídhe(愛爾蘭神話詞彙,指妖精塚/異界居所)+ sneachta(愛爾蘭語「雪」) | 두 개의 실재 단어를 합친 조어, 지명 전체는 게임 자체 조어로 추정 | 부분 어원/전체는 추정 |
| 두갈드 아일 | 查無獨立神話或史地原型 | 출처 확인 불가, 인명 요소만 실재 | 미확인 |
| 센마이 평원 | Sen Mag(愛爾蘭語,一般讀作「鳥之原」) | 제2차 모이투라 전투의 실제 고전장 | 동명 확인 |
| 늑대의 숲 | (不適用——描述性複合詞,非專有名詞) | 문자 그대로 번역된 서술형 지명, 고증 대상인 고유명사가 아님 | 서술형 지명 — 고증 대상 아님 |
| 여신의 뜰 | (不適用——描述性複合詞,非專有名詞) | 서술형 지명, 두갈드 아일을 대신하는 연결로 역할 | 서술형 지명 — 고증 대상 아님 |
| 얼음 협곡 | (不適用——描述性複合詞,非專有名詞) | 서술형 지명, PC판에 동명 지역 없음 | 서술형 지명 — 고증 대상 아님 |
| 구름 황야 | (不適用——描述性複合詞,非專有名詞;且無官方中文譯名) | 공식 명칭 미공개 지역, 팬 음역은 신뢰할 수 없음 | 공식 미공개, 고증 보류 |
| 창백한 산 | (不適用——描述性複合詞,非專有名詞;且無官方中文譯名) | 한국 서버 시즌2 신규 사냥터, 대만판 미출시로 공식 명칭 자체가 없음 | 미출시, 고증 보류 |
| 콜헨 | 查無獨立神話或史地原型 | 출처 확인 불가, 신화가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 온 이름으로 보임 | 미확인(신화 아님, 타 게임 유래로 추정) |
| 알비 던전 | Alby,可能源自愛爾蘭語人名 Ailbhe | 아일랜드 성인/전설 속 여성 인명에서 왔을 가능성 | 추정(원 자료 자체가 불확실) |
| 키아 던전 | ciar,愛爾蘭語「黑/深色」 | 아일랜드어에서 흔한 형용사, 신화 서사 속 고유명사 아님 | 동명 확인(단어 차용) |
| 라비 던전 | 查無獨立神話原型;遊戲內文本自稱源自一位冒險者的名字 | 공식 설명은 모험가의 이름, 스코틀랜드 애칭이라는 민간 추정도 있음 | 게임 자체가 인명이라 함, 신화 원형 미확인 |
| 마스 던전 | math,愛爾蘭語「好」;也可能指 Math fab Mathonwy,《瑪奇的四支》第四支的威爾斯神話國王 | 책 제목 자체로 다시 이어질 가능성 — 『마비노기온』 넷째 가지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음 | 추정(두 가능성 병존, 원자료 자체가 결론 안 냄) |
| 페카 고분 | peaca,愛爾蘭語「罪」 | 아일랜드어에서 흔한 단어, 문자 그대로 차용 | 동명 확인(단어 차용) |
| 룬다 던전 | rúnda,愛爾蘭語「秘密的/機密的」 | 아일랜드어에서 흔한 형용사, 문자 그대로 차용 | 동명 확인(단어 차용) |
| 피오드 던전 | fiodh,蘇格蘭蓋爾語「樹木」 | 스코틀랜드 게일어에서 흔한 단어, 문자 그대로 차용 | 동명 확인(단어 차용) |
| 바리 던전 | 查無獨立神話或史地原型 | 출처 확인 불가 | 미확인 |
이 표는 시리즈 고증표(전체 55행) 중 23행이며 2026-09-02에 확인됨. '고증 강도'는 이 표의 핵심 열이지 장식이 아님——동명 확인/실존 지명/추정/미확인 네 등급으로 나뉘며, 어떤 행도 '개발팀도 이렇게 설계했다'는 뜻은 아님(개발자 본인의 언급이 따로 있는 경우 제외). 전체 근거는 각 행의 원본 데이터셋 참고.전체 표는 시리즈 첫 편에서
원전의 Crom Cruach: 용이 아니라 사람을 잡아먹는 우상
이 절이 이 글에서 가장 가져갈 만한 부분이다. devCAT이 아일랜드 신화를 각색할 때 이름만 빌리는 게 아니라 종을 바꾸기도 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원전의 Crom Cruach는 용이 아니다. 움직이는 것조차 아니다. 그것은 우상이다 — 금으로 덮인 돌기둥 하나와 그 둘레에 선 열두 개의 석상. 오늘날 카반 주에 해당하는 Magh Slécht(‘무릎 꿇는 평원’에 가까운 뜻)라는 평원에 서 있었다. 『딘센허스』(Metrical Dindshenchas, 지명 시집)는 고대 아일랜드인이 그것에게 첫 태어난 아이를 바치고 우유와 곡식의 풍요를 얻었다고 적는다. 한 왕이 온 부족을 이끌고 그 앞에 엎드려 이마와 코가 깨지도록 절했고, 그래서 그 평원이 그 이름을 얻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성 패트릭이 온다. 『성 패트릭 삼부 전기』는 그가 우상 앞으로 걸어가 지팡이를 들자 우상이 쓰러지고 열두 석상이 땅으로 가라앉았다고 쓴다. 아일랜드 기독교화 서사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다. 인신 공희를 받던 기둥 하나가, 선교사 한 사람의 지팡이에 넘어간다.
devCAT은 이 이름을 가져다 용의 몸을 주고, 언덕 위에 눕히고, 포모르가 그것을 깨우게 했다. 많이 바꾼 건 아니다. ‘아주 오래되고, 사람을 잡아먹고, 문명에 쓰러뜨려져 땅에 묻힌 것’이라는 핵심은 한 글자도 안 건드렸다. 원전에서 그것을 쓰러뜨린 게 성인이고 게임에서 그것을 깨우는 게 마족일 뿐이다.
이 각색에 대한 오래된 독법은 이렇다. G1 전체의 밑색이 ‘포모르=기독교 이전의, 쫓겨난 오래된 힘이 돌아온다’는 것이고(포모르는 원전에서도 새 주민 세대마다 한 번씩 몰아내야 하는 옛 주민이다 — 켈트의 두 갈래 혈통 참고), 크롬 크루아흐는 그 밑색이 가장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하나라는 것. 이건 독법이지 인터뷰가 아니다. 그렇게 표시해 둔다.
작고 순수하게 재미있는 추측이 하나 더 있다. PC판은 광산 던전을 Barri라고 불렀다. 웨일스 남부에는 Barry(웨일스어 Y Barri)라는 항구도시가 있고, 19세기에 석탄 수출로 성장했다. 광산 마을의 갱도에, 석탄 항구의 이름. devCAT이 그 뜻으로 붙였는지 확인한 사람은 없다. 다만 뱅고어를 마을 이름으로 쓴 게임이 배리를 광산 이름으로 썼다면, 우연치고는 지나치게 반듯하다.
진짜 뱅고어는 두 곳이다
마을 이름 얘기가 나온 김에. 반호르의 원문은 Bangor이고, 현실에 이 이름의 도시가 둘 있다. 둘 다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게, 마침 마비노기의 두 갈래 혈통에 하나씩 대응하기 때문이다.
웨일스의 뱅고어(Bangor, Gwynedd)는 북웨일스, 메나이 해협 건너 앵글시 섬을 마주 보는 자리에 있다. 웨일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고, 6세기에 성 데이니올(Deiniol)이 여기에 수도원을 세웠다. ‘bangor’라는 단어는 원래 웨일스어로 수도원 바깥을 두르는 엮은 나무 울타리를 가리키다가 지명이 됐다. 오늘날은 인구 1만 명 남짓의 조용하고 비 많은 대학 도시이고, 대성당은 아직 서 있다. 광산과는 관계가 없다 — 웨일스에서 광산은 남부의 일이다.
북아일랜드의 뱅고어(Bangor, County Down)는 벨파스트 동쪽 해안에 있고, 이쪽이 마비노기와 혈연이 더 가깝다. 558년, 성 콤갈(Comgall)이 여기에 뱅고어 수도원을 세웠다. 그 뒤 수백 년 동안 아일랜드 전체에서 손꼽히는 학문의 중심이었고, 성 콜룸바누스(Columbanus)가 유럽 대륙으로 선교를 떠난 출발점이 여기다. 『뱅고어 교창 성가집』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아일랜드 필사본 중 하나다. 수도원과 선교사로 이름난 바닷가 도시.
이제 PC판 반호르에서 교회를 다 못 짓는 그 신부를 다시 보자. 그의 이름은 Comgan이다. 뱅고어 수도원의 창건자는 Comgall이다. 글자 하나 차이다.
devCAT의 의도적 오마주인가? 그렇다고 말한 인터뷰는 없다. 다만 2004년 서울에서 켈트 자료를 뒤지던 기획자가 ‘Bangor’를 찾아봤다면, 첫 페이지에 나오는 것이 바로 그 수도원과 그 성인이다. 그러고 나서 광산 마을의 신부에게 거의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글은 이것을 플레이어의 독법 중 신뢰도가 가장 높은 항목으로 분류한다. 어떤 줄거리의 뒷받침도 필요 없고, 지명 사전 한 권이면 되기 때문이다.
(덧붙이면 마비노기의 지명은 내내 이런 식으로 섞여 있다. 티르 코네일은 아일랜드의 도네갈, 던바튼은 스코틀랜드의 덤바턴, 반호르는 웨일스 또는 북아일랜드의 뱅고어 — 이름 셋에 켈트 국가 셋이다. 표 전체는 지도에 박힌 진짜 유적에 있다.)
모바일이 남긴 것, 바꾼 것, 아직 감춘 것
남긴 것. 마을 이름, 다섯 NPC의 이름과 직업, 갱구 옆의 대장간이라는 배치 논리, 언덕의 용의 유적, 그리고 ‘반호르는 광산 마을’이라는 정체성 전체. 물물교환 여덟 줄 중 절반이 대장간과 금속 공방에 걸려 있다. 이 마을이 존재하는 이유 — 쇠를 두드리는 것 — 을 모바일은 한 글자도 안 바꿨다.
바꾼 것. 광산이 하나에서 둘이 됐고, 하나는 광장 옆, 하나는 남서쪽 절벽으로 갔다. 여관이 없다(PC판 반호르에도 정식 여관은 없었으니, 이건 오히려 모바일이 더 충실한 쪽이다). 애정 코인 상점이 선술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 PC판의 반호르는 ‘울라 대륙의 남쪽 끝’이었는데, 모바일은 이 마을을 통로로 만들었다. 지역 목표를 100% 채우면 마을 북쪽의 여신상이 센마이 평원으로 이어지고, 그 앞은 이멘 마하다. 2025년 9월 25일 업데이트로 열린 그 길이다. 센마이 평원이 어떤 곳인지는 〈지도에 박힌 진짜 유적〉이 확인했다. 공식 설정이 명시한 모이투라의 고대 전장이고, 모리안이 돌이 된 자리다.
즉 모바일의 반호르는 끝이 아니라 여신이 쓰러진 땅으로 가는 문이다. PC판이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이다. 지역 목표를 다 채우고 그 여신상을 지나 북쪽으로 걸어 나간 순간, 당신은 PC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길을 걸은 것이다.
아직 감춘 것. 용이다. 발굴지에는 고고학 팀이 있고, 뼈가 있고, 지명이 있다. 그리고 그게 전부다. 크롬 크루아흐라는 이름이 모바일 텍스트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깨어날 것인지, 메인 스토리 2장 ‘황야의 마녀’가 거기에 손을 대는지 — 이 사이트는 확인하지 못했다. 미확인으로 표기한다. 다만 2장의 무대가 이 일대인 것은 분명하다(신규 인물 트리아나는 반호르에, 구름 황야에서 약초를 연구하는 바바는 황야와 반호르 사이에 등록되어 있다). 마녀 하나, 황야 하나, 용뼈 하나가 같은 지도 위에 놓여 있다. 당신이 시나리오 작가라면, 이 셋을 서로 무관하게 두겠는가? 이건 추측이다. 하지만 발굴지 앞에 서 본 사람에게는 추측할 자격이 있다.
다음에 그 언덕을 지날 때
던바튼에서 반호르로 내려가는 길은 이제 이동 수단으로 몇 초면 지나간다. 한 번쯤은 걸어서 지나가 보길 권한다. 그리고 용뼈 앞에서 잠깐 서 있어 보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지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 두는 것이 요점이다. PC판에서도 그랬다. 몇 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다음 선술집에 들러 제니퍼에게 말을 걸고, 마을 가장자리에 짓다 만 건물이 있는지 한 바퀴 돌아보라. 있으면 그건 컴건 신부의 교회다. 그리고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결론
반호르는 PC판이 20년 동안 써온 마을이다. 광산, 대장장이 가족, 끝나지 않는 교회, 병든 딸, 언덕 위의 흑룡 크롬 크루아흐. 그 용은 아일랜드 원전에서 인신 공희를 받던 우상이었고 성 패트릭에게 쓰러졌으며, devCAT이 용의 몸을 주고 포모르가 다시 깨우게 했다. 마을 이름은 실재하는 두 뱅고어에서 왔고, 그중 북아일랜드 쪽 수도원의 창건자 이름은 마을 신부의 이름과 글자 하나 차이다.
모바일은 마을 이름, 다섯 명의 옛 얼굴, 용의 유적, 광산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남겼고, 광산을 둘로 쪼갰고, 애정 코인 상점을 선술집에 넣었고, PC판에서 길의 끝이던 이 마을을 센마이 평원으로 가는 문으로 바꿨다. 용이 깨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뒤집힐 수 있는 서술은 두 가지다. 하나, 크롬 크루아흐는 아직 모바일에 어떤 형태로도 등장이 확인되지 않았다 — 메인 스토리 텍스트 한 줄이 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이 문장은 고쳐야 한다. 둘, Comgan과 Comgall의 호응은 플레이어의 독법이지 devCAT의 선언이 아니다 — 인터뷰 하나가 나오면 승격된다. 둘 다 반증을 환영한다.